[압도적인 존재감의 좀비영화 3편] =영화,자세히 읽어보기=

세상에는 많은 공포영화가 있고,그 중 가장 인기있는 장르는 아마도 좀비 영화가 아닐까 싶다.

특정 살인마가 나오는 슬래셔 호러의 경우 케릭터성이 중요한데,이 케릭터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쉬운일도 아닌데가 어설프게 만들었다간 아류작이라는 평가를 듣기 십상이다.

오컬트는 이미 <엑소시스트>와 <오멘>이라는 거대한 양대 산맥 아래 거의 인공호흡기로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수준에 그나마도 하우스 호러로 불리는 <컨저링>과 <인시디어스>가 있지만 '점프 스케어'라는 방식 자체가 사실 호러영화 매니아들에겐 재미를 주기엔 너무 뻔한 방식이다.

이러니 헐리우드가 고전 영화 리메이크에 매달리는 것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현실.

허나 좀비영화는 소재 자체가 이미 훌륭한 케릭터이며,얼마든지 변주가 가능하면서도 쏠쏠한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쏟아지는 장르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그 좀비 영화들 중에서도 여타 다른 좀비영화들과는 다른,자신만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는 영화를 3편 정도 꼽아보았다.


1.델라모테 델라모레

감독 : 미쉘 소아비
주연 : 루버트 에버렛 / 안나 팰치
1994년 / 프랑스,이탈리아

영어 제목으로는 <Cemetery Man> 이라는 제목으로 불리지만,개인적으로는 이 쪽이 영화의 내용을 훨씬 더 잘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좀비가 나오기는 하지만,사실 우리가 알고있는 그런 일반적인 좀비와는 거리가 상당히 멀다.

주인공은 공동묘지를 관리하는 묘지기이며,묘지에 묻힌 시체는 만드라고라의 영향을 받아 매장 후 일주일 뒤에 다시 살아나고,주인공은 다시 이 좀비를 죽여 다시 매장하는 일을 한다.

사실 좀비 영화치고 그닥 무섭지도 않고 오히려 이 영화는 컬트적 면모가 상당히 눈에 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

죽음에서 살아난 시체.그리고 그 시체를 다시 죽음으로 인도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저승사자와 크게 다를바 없다.
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죄값을 받지 않는 주인공.그리고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을 다시 찾아오는 시체들.
무엇이 그들을 죽고 또 살아나게 하는가.
죽음이란 어차피 인생의 한 조각에 불과하지 않던가.

좀비를 소재로한 영화 중에서도 가장 독보적인 영화라고 말 할 수 있는 영화이다.


2.컨트랙티드


감독 : 에릭 잉글랜드
주연 : 나자라 타운젠드 / 캐롤라인 윌리엄스 / 앨리스 맥도날드
2013년 / 미국

주인공 사만다가 어떠한 계기로 좀비가 되어가는 과정을 3일에 걸쳐 천천히 보여주는 영화.
보통 대부분의 좀비 영화가 '소수의 생존자 vs 다수의 좀비' 라는 대결 구도와 살아남기 위한 생존기를 보여주었다면,이 영화는 노선에서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방식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그 어떤 좀비 영화보다도 현실적이고 또 한편으로는 슬픈 영화이다.

한 인물을 통해 현대인이 느끼는 고독과 우울,그리고 에이즈 혹은 소수자들을 대변함과 동시에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처절하리만치 슬프고,소름끼치도록 현실과 닮아있다.

소수의 생존자가 아닌,단 한 명의 주인공과 그녀의 변화들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심리의 변화는 더욱 더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훌륭한 장치로 쓰인다


3.파트너 오브 좀비

감독 : 콜린 미니한
주연 : 브리터니 엘렌,주안 리딩거,메어윈 몬디저
2016년 / 미국

좀비 영화와 로드 무비가 만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은 영화.
어떤 이유로 도시가 좀비로 인해 초토화가 되고 주인공 몰리는 남자친구와 도시를 빠져나가던 도중 좀비를 만나게 된다.
결국 비행기를 타기 위해 약속된 비행장으로 가기 위해선 사막을 횡단해야 하고,좀비에게 죽자살자 쫓기게 된다.

<컨트랙티드>와 비슷하면서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 영화이다.
앞 전의 영화가 주인공의 변화를 통해 '개인'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이 영화는 한 명의 사람과 한 명의 좀비로 '삶의 방향성' 에 대해 이야기한다.

절망에 빠졌을 때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그리고 극한 상황에서 인간성을 저버린 인간들과 좀비의 대립 구도는 감독의 의도가 단순한 좀비 영화에만 머물러있진 않다는 걸 의미한다.

단순히 쫓고 쫓기는,생존에만 급급한 좀비 영화가 질린다면 이런 영화들도 가끔은 괜찮지 않을까.

<콰이어트 플레이스>-뻔한 클리셰의 한계를 극복한 똑똑한 영화 =영화 감상기=

한 줄 요약 - 연출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수작

인류가 거의 전멸하다시피한 포스트 아포칼립스적 세계관,정체를 알 수 없는 크리쳐들,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가족.

아마 영화나 소설,혹은 만화 등등에서 이미 몇번이나 써먹은 낡고 낡은 클리셰들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그 한계를 연출을 통해 극복하고 있습니다.
아니,오히려 한계를 넘어 '이렇게 뛰어난 영화를 만들 수 있다' 라는걸 보여주는 아주 훌륭한 영화라고 볼 수 있겠네요.

소리를 내면 죽는다는 소재는 이미 <맨 인 더 다크> 에서 한 번 써먹은 소재이긴 합니다.
다만 영화에서의 대사는 90%가 배우들이 수화를 쓰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있어요.
이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초반부터 영화는 세계관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기 보다는 주변 소품들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과감하게 도입부를 줄여버립니다.
어쩌면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는 이 부분을 오히려 빠른 진행으로 영화의 몰입을 높이는 한 편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알려주는 아주 좋은 도입부였어요.

긴장감 조성 또한 근래 본 영화중에는 최고였습니다.영화를 보는 내내 제 자신도 모르게 어금니를 물게 만들더군요.
아마 최근에 하나같이 재미없는-그리고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는-이상한 영화들을 봐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습니다만,그런걸 차치하고서라도 이 영화의 긴장감은 정말 장난이 아니에요.

그리고 이 긴장감은 배우들의 열연이 더욱 폭발적인 시너지를 일으킵니다.
실제 부부사이인 조 크레신스키와 에밀리 블런트의 연기는 물론이고 아역 배우인 노아 주프와 밀리센트 시몬스의 연기는 끈끈한 가족애가 무엇인지 유감없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다하는 조 크레신스키의 열연은 정말 안타까울 정도로요.

물론 영화내에서의 약간의 옥의 티는 조금씩 보이기는 합니다.
왜 굳이 이런 설정을 (or 행동을) 했을까,하는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생각을 해보면 그래도 납득은 가능한 수준이라 이 정도는 그냥 조용히 눈 감고 넘어줄만한 수준이네요.

정말 간만에 심장 쫄깃하게 만든 영화였습니다.

<플레이스 인 헬>-답 없는 반복하기의 폐해 =영화 감상기=

한 줄 요약 - 좋은 소재,하지만 연출력 부재가 불러온 비극

영화학도인 주인공들이 방학을 맞아 과제로 공포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사람이 없는 빈 농장으로 떠나지만 이곳엔 연쇄살인마가 숨어있던 곳이었고,해고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진범인 연쇄살인마를 쫓던 형사는 그의 흔적을 따라 살인마가 숨어있는 빈 농장으로 쫓아온다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포스터에도 나와있고 영화 시작시에도 나오는 부분이긴 한데,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라고 하네요.

늘 그렇듯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는 그 자체로도 상당히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영화가 현실감을 잃어버리는 순간 관객은 '저건 영화일 뿐이야' 라는 생각과 함께 영화에 대한 몰입이 깨져서 더 이상 이렇다할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버리니까요.

그에 대한 반증으로 요즘의 호러 영화들은 그 소재가 현실에서 있을법한 소재를 들고 나오는 일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언프렌디드>가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네요.혹은 국내에서 제작된 <소셜포비아> 같은 영화도 있구요.

하지만 역시 가장 좋은건 '실화' 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제일 좋지 않나 싶어요.
그 자체로도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허무는 힘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영화는....음,어디까지 실화이고 픽션인지는 알 수 없지만,영화 속 살인마의 존재감은 확실히 역겹고 소름끼칩니다.
전형적인 쾌락형 연쇄살인마에 심지어 희생자가 여성인 경우 시간(屍간) 까지 합니다.
게다가 죽일때 숨을 헐떡이는 소리를 들으며 오르가즘을 느끼기까지....우웁.


[케릭터 설정은 참 쓸데없이 잘 한 것 같군요]


무튼 '현실에서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은' 인간이 등장하는 것 까진 참 좋은데 말이죠.

감독의 연출력이 심히 의심되는 영화입니다.
이미 발단부터 수많은 영화에서 써먹은 수법이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니 이 부분은 넘어간다 치더라도,기본적으로 재미를 주어야할 추격씬에서의 긴장감은 사라져 버린지 오래에요.

차라리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에서 나오는 사자와 가젤의 추격씬이 훨씬 더 긴장감 넘칠 것 같군요.

[이걸 극장에서 봤다면 분명 중간에 이런 말을 했을겁니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인 형사는...음.......
조금 더 재미있게 각본을 만들 수 없었던걸까,싶기도 해요.

영화는 계속해서 범인을 추격하는 형사와 영화학도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보여주지만,정작 이 형사의 활약이 그리 큰 편도 아닐 뿐더러 오히려 메인 스토리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어요.

거기다가 싸이코 살인마라고는 하지만 몸에 총알을 맞고도 벌떡 벌떡 일어나는 건 좀....제이슨이나 마이클 같은 애들이야 점점 속편으로 갈수록 파워업을 하기도 하고 드X곤 볼 주인공들도 죽었다 살아나면 강해지는 것처럼 얘들은 애초에 일반적인 인물들이 아니니까 그렇다 치지만...단순히 변태에 싸이코인 살인마가 초인적으로 나오는건 좀 설득력이 너무 떨어지지 않나요?

뭐 그래도 어제 본 <더 샌드> 보다는 한 3배는 잘 만들긴 했지만 그래도......실화라는 소재를 이렇게까지 제대로 못 써먹은 영화는 참 간만인 것 같네요

<더 샌드>-크리쳐물에 대한 모욕 =영화 감상기=


한 줄 요약 - 영화 자체가 총체적 난국의 집합이었을 줄이야

봄방학을 맞아 케일리는 친구들과 해변에서 광란의 파티를 벌입니다.그 와중에 한 친구가 해변에서 이상한 알을 주워오고,다음날 눈을 떠보니 모래 속에서 촉수로 생명체를 잡아먹는 괴물이 있음을 알게된 그녀는 생존한 나머지 친구들과 어떻게든 살아날 방법을 모색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크리쳐 호러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 크리쳐 호러물은 그 소재도 상당히 방대해요.그것이 무엇이 됐든 간에,어떤 소재든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기에 상당히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는게 이쪽 장르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상어나 악어같은,평소에도 매우 위협적인 야생 동물이 아니더라도 거미나 모기,심지어 바퀴벌레 까지도 끌고와서 호러물로 탈바꿈 시키는게 이쪽 장르죠.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호러 포인트를 꽤 잘 잡은 편에 속합니다.
모래 속에 무엇인가 괴생명체가 있고,모래에 닿는 순간 움직일수 없는데 고통과 공포는 온 몸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니.
기획 자체는 참 잘 잡았어요.

하지만 문제는 멍청하기 그지없는 각본이 이 모든걸 시원하게 파도에 실어 날려보내는걸 두 눈으로 보게 될 줄이야.

일단 가장 제가 열받았던 것 중 하나는 CG였어요.
제 블로그의 리뷰글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호러영화에 CG를 사용하는걸 극도로 혐오합니다
(다들 잘 만들었다는 게임 원작 영화 <사일런트 힐>도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정말 정말 싫어할 정도로)
왜냐면 공포의 대상을 CG로 처리하는 순간 이질감이 확 느껴져서 몰입도가 확 깨져버리거든요.

그런데 문제는...이 영화의 CG는 엄청나게 허접합니다.
10년 전에 나온 게임의 그래픽이 차라리 더 리얼하게 보일 정도로 말이에요.
하지만 정말 놀랍게도 이 영화는 2015년도 영화입니다.


[그런데도 CG가 고작 이 정도 수준이야....??]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잡히는 분들을 위해 알기 쉽게 설명드리자면,크리쳐 호러물에서 명작으로 손꼽히는 케빈 베이컨 주연의 영화 <불가사리(Tremors)>가 1990년도 영화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사리>가 훨씬 더 재미있고 훨씬 더 긴장감있고 괴물의 생김새도 훨씬 더 리얼하고 호러블 합니다.


[그런데 이 어려운걸 이 영화가 해냅니다]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어떻구요.중간에 등장하는 해안 경비를 담당하는 경관은 다친 사람이 있음에도 "늬들 약 했냐?" 라면서 꿋꿋이 답정너 짓으로 보는 사람의 혈압을 상승하게 만듭니다.
비트 코인이 이 정도로 상승하면 누군가 지금쯤 건물주가 됐을지도 모르겠군요.

거기다 주인공 일행은 하나같이 멍청한건지 이 와중에 선크림 바르면서 "아 이제 좀 살 것 같아" 라는 소리나 하고 있네요.
Aㅏ...... X바 할 말을 잃었습니다.
거기다 그 와중에 유치한 사랑놀음을 하고 자빠졌어요.

이 영화,분명 호러 영화 아니었나......?

거기에 마지막은 정말 압권이더군요.사랑한다더만 정작 빠져나올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온갖 삽질을 거듭하더니 얼렁뚱땅 결말을 내버리고 그것도 모자라 속편에 대한 암시까지 드리우며 결말이 나버립니다.

이게 속편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영화계의 재앙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죠.

p.s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모 통신사 케이블 TV로 이 영화를 시청했는데,거기선 이 영화를 B급 영화의 진수라고 소개해놨더군요.
야 이 오라질 새끼들아 뒤질래요?

<뱀파이어 클레이>-일본 호러의 장단점을 고루 갖춘 영화 =영화 감상기=

한 줄 요약-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흥할법도 했을텐데 말이야

트라우마로 인해 도쿄에서 시골로 내려온 아이나는 자신의 미술 학원을 만들고,우연히 뒤뜰에 파묻혀 있던 점토용 흙을 발견하게 됩니다.

도쿄에서 공부를 하고 내려온 카오리는 이 흙으로 점토를 빚어 조각을 만들게 되고 이후 이 점토 인형으로 인해 학원의 학생들이 한 명씩 희생된다는 아주 간략한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습니다.

점토 인형이 살인을 한다,라는 점에서 묘하게 이토 준지의 만화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영화에서 진행되는 과정을 쭉 보다보면 점토 인형같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크리쳐물에 더 가깝지 않나 싶었어요.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이유가 점토 특유의 그 칙칙하고 촉촉한 부분을 꽤나 잘 표현해서 계속 보다보니 묘하게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강하더군요.
점토,혹은 찰흙이 저렇게 징그러운 물건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감독이 메이크업 아티스트 출신이라 그런지 그런 시각적인 부분은 꽤나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문제의 인형의 본 모습은 그닥이긴 하지만,이 녀석이 사람으로 위장해서 벌이는 행각은 나름 임팩트가 있어요.

그리고 중간 중간 사용된 음악도 묘하게 언밸런스 하면서도 상황과 잘 맞아서 은근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킵니다.
마치 영화 <킬빌> 에서 주인공이 오렌 이시이와 정원에서 전투를 벌일때,그 비장한 분위기에서 산타 에스메랄다의 Don't let me be misunderstood 가 나왔던 것 처럼요.

다만...정말 짜증났던건-그리고 제가 일본 호러를 볼때마다 가장 싫어하는 요소 중 하나인-배우들의 연기가....왜 하나같이 다 허접하게 꺅꺅거리기만 하고 죽어나가는 역할일까요.
바디 카운트 씬의 연기가 다 비슷비슷해서 '이쯤되면 뭔가 노리고 만드는건가' 싶을 정도에요.

정말 죽기살기로 저항이라도 하면 모를까.

"나는 가녀린 여자니까 내가 할 수 있는건 비명을 지르면서 죽어가는 것 밖엔 없어!" 라고 어필하는 건가요?
아,그런거라면 전 정말로 사양하고 싶습니다.진심으로요.차라리 죽더라도 뭔가 최후의 발악이라는 느낌이 있다면 그래도 희생자들에 대한 일말의 동정심이라도 들텐데.

그렇다고 그 씬이 빠르게 파바박 끝나냐,하면 그건 또 아니에요.
물론 애초에 그런걸 기대한건 아니지만,하나의 씬을 몇 번이나 나눠서 진행하는건 보는 사람 숨 넘어가라고 찍은건지.

그리고 뭣보다 결정적으로 선생의 트라우마는 굳이 넣었어야 했나?싶기도 합니다.
정작 영화의 중심 내용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고 겉돌고 있거든요.

게다가 진행의 완급 조절도 약간은 실패한 느낌이 들었어요.초반 각 인물들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극에 몰입감을 높인건 좋지만 시작부터 너무 빠르게 진행을 하다보니 영화가 발단-전개-절정-결말의 도입-결말의 중반-결말 이라는,살짝 질질 끄는 느낌이 확 들었어요.

물론 영화의 감상은 각자 개인의 몫이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저로선 이 영화를 '모 아니면 도' 라는 식으로 평하고 싶지는 않습니다.사실 그렇게 평가하기엔 조금 애매한 수준에 걸친 상태니까요.
(뭐 굳이 표현한다면 걸 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다 필요없고 임팩트만 강렬하면 돼! 하는 분들에겐 나름 재밌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트루스 오어 데어>-잡탕 영화의 끝 =영화 감상기=


한 줄 요약 : 시나리오와 소재,그 무엇도 선택 못한 영화의 자멸

그냥 톡 까놓고 말해서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난 영화는 <데스티네이션> 시리즈 였어요.
거기다 이 영화 속 죽음의 원흉이라 볼 수 있는 인물의 행동과 규칙에 대해선 일본 영화 <링> 이 생각나구요.

뭔가 새롭고 참신한 소재를 만든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영화는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호러도 아니고 그렇다고 스릴러도 아닌 뭔가 어정쩡한 상태로 계속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의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느냐,라고 묻는다면 글쎄요.

각 인물들간의 갈등과 조금씩 드러나는 그들의 불편한 관계와 비밀은 이 영화에 있어 최소한의 독창성을 부여할 수 있는 소재가 될 수도 있었지만,결과적으로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걸림돌에 지나지 않았어요.
스트레이트로 시원하게 갈 수도 있었을텐데 굳이 빙빙 돌려서 이리 꼬고 저리 꼰 느낌이 강했죠.

더 큰 문제는 이 인물들 간의 갈등이 극에 긴장감과 몰입도를 더욱 올려줬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어요.

대체 이럴거면 이런 시나리오는 왜 만들은건지...?

그렇다면 호러적인 측면이 강하냐...라고 묻는다면 아니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데스티네이션>과 비슷한 노선으로 가는데,그마저도 별로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오히려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할 따름' 입니다.

애초에 소재 자체가 비슷하고 겹치다 보니 그냥 '조금 더 오래 살 뿐' 인 수준에 그치는지라.
각 인물들의 바디카운트도 호러 영화스러운 부분은 그닥 찾아볼 수 없네요.

아니...애초에 몇명은 게임이 아닌 다른 외적인 부분으로 죽기도 하지만.
계속 비교를 하기가 참 뭐하긴 하지만,최소한 <데스티네이션>은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죽음이 '주변 환경' 을 이용해서 사람을 죽게 만들기라도 하는데.

이건 너무 억지스러워서 그냥 웃음만 나오네요.

외국의 어느 평론가가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건 호구 중의 호구다' 라고 평했다는데,왜 그런 말을 했는지 너무나 이해가 갑니다.

<로스트 애프터 다크>-80년대 호러의 부활을 표방했으나... =영화 감상기=


한 줄 요약 - 굳이 80년대를 표방할 이유가 있었을까?

80년대 영화계는 호러 영화의 르네상스 시대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있었던 장르는 개인적으로 슬래서 호러가 아닌가 싶어요.

존 카펜터 감독의 전설적인 명작 <할로윈> 이 만들어낸 대지 아래 우뚝 솟아난 양대 산맥인 故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나이트메어> 시리즈와 숀 S.커닝햄 감독의 <13일의 금요일> 시리즈,그리고 그 외 수많은 호러영화가 탄생하고 또 감독들이 데뷔하던 시절이었죠.

나름 토니 메이럼 감독의 <버닝> 같은 괜찮은 수작도 있었는가 하면 그저 그런 범작부터 눈뜨고 못봐줄 망작도 있었던 시기이지만,똑같은 음식이라도 셰프가 누구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것처럼 나름 골라보는 재미가 있던 시절이었죠.

30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이 영화는 80년대 스타일의 호러를 표방하고 나온 슬래셔 호러물입니다.

10대 학생들이 여행을 떠났다가 타이밍 좋게 차가 고장나고,헤매다가 인적 없는 집에 찾아왔더니 하필이면 재수없게 싸이코패스 살인마의 집이어서 그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는 내용은 이미 호러영화에서 정말 지겹도록 우려먹은 단골 소재입니다.

이 클리셰를 제대로 부활시켜 나름 성공한 <데드 캠프>가 떠오르긴 하지만,아쉽게도 이 영화는 <데드 캠프>만큼의 개성을 찾아보기는 조금 어렵네요.

영화 속에서 80년대라는걸 부각시키려는 여러가지 소품들-카세트 테이프,지금 보기엔 좀 촌스러운 복고풍 의상과 화장 등등-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너무 '80년대 스러운' 영화였던게 오히려 큰 단점으로 다가옵니다.

차라리 80년대 슬래셔 스타일에 현대식 스타일의 촬영 기법이나 연출을 사용했다면 나름 색다른 영화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죠.
너무 교과서적으로 80년대 스타일을 따르다 보니,그 당시의 슬래셔 호러물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나름 재미있을지 모르겠지만 저처럼 그 당시에 나온 호러영화를 다수 섭렵한 사람들이 보기엔 상당히 지루한 감이 있습니다.

그래도 나름 의외인 점이 하나 있다면 바디 카운터의 순서였어요.
"아,쟤는 이제 죽겠구나" 하는 애가 안 죽고 "어?쟤가 벌써 죽어?" 하는 의외의 상황이 펼쳐지더군요.
물론 뭐가됐든 일단 죽는건 마찬가지긴 합니다만 (.....)

그리고 마무리도 뭔가....네,너무 작위적인 느낌이 들어 좀 아쉽네요.간만에 본 80년대 스타일이라 조금 반갑긴 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좀 많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몬스터 콜>-이별과 상실에 대한 동화 =영화 감상기=


한 줄 요약 - 그리고 소년은 어른이 되었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원하지 않는 이별을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졸업식을 하면서 친구와 헤어지기도 하고,혹은 이직을 하면서 정들었던 회사 동료들과,그 외 우리가 이름붙인 타인과의 관계성에서 늦던 빠르던,언제나 이별은 늘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다가 갑자기 찾아와 우리를 아쉽게 혹은 아프게 만들기도 하지요.

그리고 그런 여러 종류의 이별 중에서도 가장 아프고 힘든 것은 아마도 가족과의 이별이겠죠.

주인공인 토미는 말기 암 환자인 어머니와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이혼하여 미국에서 살고 있고,어머니는 하루하루가 위태로우며 학교에서는 괴롭힘을 당하고 할머니는 그런 토미를 억지로라도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려 합니다.

무엇하나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고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그러던 어느 날 신비로운 괴물이 나타나 그에게 세 가지 이야기를 해주며,마지막 네 번째 이야기는 토미가 말해야 한다고 합니다.

사실 괴물이 대체 왜 나타난건지,그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중요한건 아닙니다.

영화는 정확히 따진다면 한 편의 힐링물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묵직한 내용을 품고 있어요.
인간의 이중성,현실과 이상의 괴리감,그리고 폭력성 등등.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무겁지 않은 것은 영화 속의 중심 인물인 몬스터와 토미를 질책하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그러니 자신을 몰아세우지 말라고,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는 영화.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관객들에게 건네는 감독의 따스한 메세지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주목할건 몬스터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의 애니메이션인데,주로 검은색이 많이 쓰였음에도 불구하고 한 편의 동화같은 영상미 덕분에 생각보다 너무 어둡지 않아요.
오히려 검은색으로 인해 더욱 더 진지한 느낌이 강해 영화의 주 내용보다 애니메이션 파트가 더욱 인상 깊더군요.

그렇다고 영화의 메인스토리가 별로였냐,하면 아니요.

영화의 메인 스토리는 사실 생각보다 참 잔잔하게 진행됩니다.괴물이 나타났지만 그렇다고 괴수 영화들처럼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다던가 하는 장면들이 나오지는 않아요.

오히려 한 소년에게 진지한 이야기를 해주며 그를 치료해줍니다.

눈 앞의 현실이 힘들다면,그래서 도망치고 싶다면 그건 죄가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고.
이별 앞에서 어른도,아이도 될 수 없는 관객들을 향해 건네는 그 따스한 말 한 마디는 아마 영화를 보는 누군가에겐 정말 크나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

<하드코어 헨리>-아드레날린을 위한 영화 미분류


한 줄 요약 - 90분을 꽉 채운 액션의 향연

개인적으로 호러와 더불어 좋아하는 장르가 액션입니다.호러 영화를 보면서 이런 저런 의미를 찾다가 피곤할때 보기에 딱 좋은 장르라서요.
스케일이 클수록,펑펑 터져줄수록 그에 비례한 후련한 액션씬이 역시 액션 영화의 묘미가 아닌가 합니다.

<하드코어 헨리>는 바로 그런 액션 영화 매니에게 아주 적합한 영화입니다.
심플한 플롯과 적당한 완급 조절된 전개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데,무엇보다 이 영화가 내세울 가장 큰 특징은 처음부터 끝까지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덕분에 FPS 게임을 좋아하는 게임 매니아들에겐 아주 익숙하면서도 또 다른 재미를 주는 영화입니다.
반대로 말하자면,이런 류의 게임을 싫어한다면 or 혹은 3D 멀미가 있는 분이라면 이 영화를 볼 때 주의를 하셔야 할 것 같네요.

워낙에 거친 장면들이 많다보니 영화를 감상한 사람들 중에서 어지러움증을 호소한 분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

감독이 아주 작정하고 만든건지 상당히 강도높은 고어씬들이 자주 나옵니다.
그런데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이라 그런지,각 장면에 걸맞는 음악을 BGM으로 깔아주네요.

아마도 장면과 음악으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려한 의도가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깔끔하고 재밌고 화끈한 액션 영화였습니다

<쌍생아>-선과 악에 대하여 =영화 감상기=

한 줄 요약 - 누구에게나 같지만 다른 모습은 있다

일본 메이지 시대의 말기,아버지의 뒤를 이은 명의 유키오는 아름다운 여인 링을 아내로 맞아 행복한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가족도 없는 링을 유키오의 부모는 탐탁치 않아 하지만 유키오는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 집 안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듯한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게 되고,아버지와 어머니가 연달아 돌아가시는 사고를 겪게 됩니다.
불안함에 시달리던 어느 날,유키오는 정원에서 자신을 우물 안으로 밀어버리는 누군가와 맞닥트리게 되는데,놀랍게도 그는 유키오와 똑같은 얼굴을 한 누군가 였습니다.

이때부터 유키오의 얼굴을 한 누군가의 이중 생활이 계속되며 신비스러운 여인인 링의 과거가 밝혀지기 시작합니다.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일본 독립영화의 기수인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영화입니다.
안타깝게도 그의 데뷔작인 <철남>은 아직 감상을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6월의 뱀> 을 워낙에 인상깊게 보았기 때문에 이 영화를 감상하기 전에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역시 영화는 저에게 실망을 주기는 커녕,오히려 제가 생각지도 못한 재미와 진한 여운을 주더군요.

이 영화의 장르는 사실 미스테리가 약간 가미된 드라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호러 영화가 아니고,또한 호러 영화에서 자주 쓰이는 그런 으스스한 BGM이 전혀 사용되지도 않는데,각 인물의 표정 클로즈업과 분위기만으로 중요한 순간에 호러 영화 뺨치는 긴장감과 불길함을 주는 연출은 정말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네요.

그런데 단순 드라마로 놓고 보기에는 이 영화에는 굉장히 은유적인 표현이 많아요.

극 중에서 유키오는 전쟁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의사인데,마찬가지로 의사였던 자신의 아버지에게 "숨이 끊어져가는 사람의 목숨을 억지로 연명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묻는 장면이 있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이를 빨리 해방시켜 주는 것이 옳은지,아닌지 고뇌하는 장면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그의 직업이 의사인 것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직업 윤리상 '죽음이 아니라 치료를 통해 고통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옳은 일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 한 가지 가장 중요한 장면은 한밤중에 그를 찾아온 두 명의 환자입니다.
한 명은 유키오가 사는 곳의 시장이었고,또 한 명은 빈민굴 출신의 흑사병 환자였지요.그런데 흑사병 환자는 어른이 아닌 아이였고,어머니가 아이를 살리기 위해 명의로 소문난 그의 병원까지 어렵사리 찾아온 것이지만 유키오는 그녀를 외면하고 시장을 먼저 살립니다.

물론 시대상을 생각해보면 완치가 어려웠던 흑사병 환자보다-게다가 전염성이 높으니-시장을 먼저 구하는게 맞는 일일지도 모릅니다.하지만 왜 그녀를 외면했냐는 링의 말에 분노하는 유키오의 말을 주의깊게 들어야 합니다.

그가 정말 온전하게 '선한 인물' 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유키오를 우물에 가둔 '그'의 경우를 봅시다.그의 동기는 일단 겉보기엔 복수로 보이긴 하지만,후반부에 보여준 모습을 보았을때 자신이 가지지 못한 모든 것-부유한 집과 가족의 행복 등등-에 대한 갈망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유키오에게 한 짓을 보면 그도 '악한 인물' 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그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을 종합해보았을때 과연 그를 무조건 '악' 이라고 손가락질만 할 순 없는 노릇이죠.

그리고 이들의 중심에 선 인물,링.
링의 비중은 이 영화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기에 자칫 잘못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뭐라 말하기가 쉽지 않네요.
확실한건 그녀의 존재는 이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강과 같습니다.

유키오와 링이 처음 만난것도 강이었고,'그'가 죽을뻔 했지만 목숨을 구한것도 강이었으며,마지막에 자살하려는 링을 다시 찾은 것도 강이었지요.

그리고 유키오와 '그'의 사이에 서 있는 링의 존재도 역시 그 둘을 갈라놓은 '강'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츠카모토 신야 감독 스타일의 영화를 처음 접해보고 싶거나,혹은 뭔가 기괴한 장면 없이도 어딘가 기이한 연출과 스토리를 보고 싶다면 권해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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