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판의 미로>-어른들을 위한 잔혹 판타지 =영화 감상기=


개인적으로 저는 '잔혹 동화'를 좋아합니다.뭐랄까,순수함의 뒤에 숨겨진 현실에 대한 서슬퍼런 묘사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것들이 피부에 와 닿는 그런 것이 개인적으로 좋더군요.

오필리아는 동화를 좋아하는 꿈 많은 소녀입니다.하지만 그녀의 새아버지는 비정하기 짝이 없는 군인이며,어머니는 그런 남자의 아들을 임신한 몸으로 힘겹게 그의 새로운 저택으로 이사를 오게 됩니다.

어느 날 미로에서 판을 만난 오필리아는 그에게서 자신이 원래 지하세계의 공주이며,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세가지의 과제는 우리가 알고있는 동화와는 전혀 다른 것들이었지요.




1.오프닝은 이미 엔딩을 말하고 있었다.

-오프닝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오필리아.하지만 시간이 천천히 롤백하면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우리는 이미 시작부터 오필리아의 필연적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겨한 채,그녀가 어떤 과제를 수행하는지를 보게 됩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영화는 잔혹 동화이며,오필리아는 처음부터 죽음에 처할 운명이었던 것이지요.


2.왜 하필 미로인가?

-미로의 원래 목적 자체가 한번 발을 들이게 되면 쉽사리 빠져나갈 수 없도록 만들기 위한 일종의 '함정'입니다.
즉,우리는 처음부터 감독의 함정에 빠진 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오필리아는 시종일관 어머니에게 이곳을 떠나자는 말을 하지만,어머니는 떠날 수 없다며 그런 오필리아를 달랩니다.

즉,현실속의 전쟁이 오필리아가 꿈꾸는 동화속에서는 미로라는 또 다른 배경을 통해 드러난 것이죠.


3.처음부터 환상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결국 어린 소녀의 현실도피,혹은 이상향을 바란 오필리아의 이야기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힘과 힘의 충돌에서,유일한 아이인 오필리아의 존재는 부모를 잃고 고통받는 수많은 어린아이들을 대변합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전쟁에서 군인들에게 죽고,그녀의 어머니는 그런 자신과 딸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군인과 재혼을 하지만 결국 그마저도 죽게됩니다.

그리고 '대위'라는 직위를 가진 오필리아의 새아버지는 시종일관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모습을 통해 비정한 현실,즉 자기 자신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자비를 베풀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것은 전쟁이라는 극단적 현실이 가져오는 어른들의 이기심으로도 볼 수 있겠네요.

마지막에 오필리아가 판을 만나는 장면에서,대위의 눈에 판이 보이지 않는 것은 그가 어른이기 때문에,혹은 판이 오필리아의 눈에만 보이는 존재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ㅡ물론 이것은 판타지적 측면에서 보았을때의 이야기죠.현실적으로 본다면 결국 처음부터 판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지하세계 또한 존재하지 않았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결국 이 영화는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전쟁이라는 현실을 아이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어른의 비정한 현실을 덧댄 잔혹 판타지 영화라고 볼 수 있겠네요.

시종일관 편안하게 마음을 기댈 수 있는 곳을 찾아 헤맨,어린 아이들을 위한 슬픈 전쟁 영화입니다.

덧글

  • 코론 2013/08/28 06:49 # 답글

    마케팅을 잘못하면 어떤 명작이라도 쓰디쓴 흥행실패를 맛볼수밖에 없다는걸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죠.
  • J_KID 2013/08/29 01:12 #

    국내 배급사의 삽질이 빛을 발한 영화였죠 -_-)
  • 지나가다 2013/08/28 16:42 # 삭제 답글

    굉장히 많이 울면서 본 기억이 있는 영화네요. 혹자는 성냥팔이 소녀가 생각난다고도 하더라구요. (성냥팔이 소녀는... 사실 동화가 아니죠. 정말...)
  • J_KID 2013/08/29 01:12 #

    생각해보니 성냥팔이 소녀와도 비슷한 면이 보이기도 하네요
  • 하만덕후 2013/08/28 16:56 # 답글

    아오 이거 나디아 연대기 같은 아동판타지물인줄 알고 사촌동생들 데리고 갔다가

    중반에 애들 울고 그거 진정 시키느냐...

    그러다 나중에 소령인가 의붓아버지 입 뭐 하는 장면에서 다시 울고....
  • J_KID 2013/08/29 01:13 #

    진짜 그놈의 배급사가 문제에요.해외에서는 R등급 받은 영화를 무슨 아동판타지 마냥 포장해서 광고하다니....
  • 2015/04/15 23:50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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