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인 더 워터>-평범한 이들이 만드는 기적 =영화 감상기=

한줄 요약 - 배급사의 장난질의 또 다른 희생양

아파트 관리인인 클리브랜드는 최근 수영장에서 누군가 밤마다 수영을 한다는 증거를 발견하며 그게 누구인지를 밝혀내려 합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수영장에 숨어있던 요정인 여자를 발견하게 되고,그녀를 요정들의 세계인 블루 월드로 돌려보내기 위한 시도를 시작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판타지'라는 요소를 좋아합니다.
아,여기서 말하는건 <해리 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같은 완전히 다른 세계의 판타지 영화가 아니라,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평범한 현실 세계의 기반 위에 판타지적 요소가 녹아든 걸 좋아해요.

만약 예를 들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판의 미로> 같은 영화처럼 말이죠.
사실 이 영화는 <판의 미로>와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정 반대의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단 영화 자체는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어요.개연성에 있어서 좀 의문이 드는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그 부분을 어떻게 해명할까,하고 기다렸지만 별 다른 변명이 없는걸 보니 애초에 시작부터 감독이 이렇게 쭉 밀고 나가기로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영화가 너무 잔잔하게 흘러간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더군요.
사실 '상업 영화'라는 것을 생각했을때 이 부분은 너무 아쉽습니다.
발단-전개-절정-결말 중에서 전개 이후에 절정 없이 결말로 끝나버린 느낌이랄까요... =_=

차라리 감독이 자신의 주특기를 내세워 팽팽하게 날 선 긴장감을 조성했다면 이보다 좀 더 보는 재미가 있었을텐데요.

그래도 이 영화가 좋았던 이유는,정말 평범하고 보잘것 없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기적' 이었어요.

주인공인 클리브랜드는 스스로 '불행한 사람' 이라고 합니다.
그는 독신에 대머리고 말을 더듬죠.그저 주변에 흔하게 있을 법한 '아파트 관리인'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이 그의 과거를 알게 되는 순간,그리고 왜 어째서 처음 보는 요정을 도와주려고 하는지 그 타당한 이유가 밝혀지는 수난 관객들은 주인공을 응원할 수 밖에 없어집니다.

조금은 치사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는 이미 소중한 것을 잃었고,앞으로 다가올 행복을 포기한 채 무료한 일상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사람이니까요.
이런 사람이 용기를 내서 드디어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 본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은 그 혼자만이 만들어내는 것은 아닙니다.자신과 친하게 지내는 아파트 입주민들과 힘을 합칩니다.
만약 클리브랜드가 불성실하고 끊임없이 입주민들과 트러블을 일으키는 사람이었다면,아마 그는 진작에 해고됐을지 모르는 일이죠.하지만 주민들은 그의 이야기를 의심하지 않고 그의 도움 요청에 망설이지 않고 같이 동참합니다.
어쩌면 이것은 클리브랜드가 일구어낸 그의 유일한 재산이자 업적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이 부분이 개연성이 없다고 생각했던 부분입니다)

평범한 이들이기에 실수를 할 수도 있고,또 좌절하기도 하고,겁을 먹기도 하지요.
하지만 잔잔하면서 오버하지 않고 이들의 행보를 조심스럽게 살펴보는 일은 그 나름대로 매우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한줄 요약은...아마 이 영화를 보시게 되면 또 낚였구나,하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정말 <판의 미로>와 완전히 정반대로 배급사가 낚시질을 했더군요.개인적으로 '잔혹 동화' 스타일도 좋아해서 나름 기대했는데.
제발 이딴 식으로 장난질 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_-

덧글

  • 로그온티어 2018/05/13 19:49 # 답글

    .........
    M 나이트 샤말란은 상업영화라기 보단 작가주의 감독에 가까운 분입니다.
    식스센스는 어쩌다 터진거지, 저 분만의 일정한 톤이 있어요.
  • Kaffpresso 2018/06/03 13:01 #

    샤말란 감독이 작가주의 감독이라는 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다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작가주의적 영화' 의 시선보다는 그저 한 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를 보는 시선으로 쓰다보니 저런 표현이 들어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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