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Z : 좀비와의 전쟁>-나름 최신 요소를 도입했지만... 미분류



한 줄 요약 - 스마트한 장비,하지만 스마트하지 못한 주인공

일단 영화 리뷰에 들어가기 앞서 국내 영화 배급사들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지 않을수가 없네요.
포스터도 포스터인데 왜 이런 쓸데없는 부재를 붙여서 영화를 싸구려스럽게 재탄생을 시키는 걸까요.

숨겨진 명작인 <지구를 지켜라>는 코미디로 둔갑시키고 <판의 미로>는 아동용 판타지로 둔갑시키더니 이번엔 DVD용 B급 호러로 만들어버리는 그들의 센스에는 정말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아무튼 일단 영화의 이야기를 해보죠.지옥의 문이 사막과 바다,그리고 예루살렘에 있다는 오프닝과 함께 오래된 옛날 녹화 영상을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이미 죽은 여성이 다시 살아 돌아와서 신부들이 그녀를 악마라고 하며 구마의식을 펼치는데요.심지어 등에 날개까지 돋아나는걸 보면 좀비는 좀비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평범한 좀비와는 많이 다르네요.

그래도 이런 비슷한 내용으로 대박을 친 <R.E.C>도 있으니까 이 부분은 그냥 이 영화의 참신한 개성쯤으로 생각하고 넘어갑시다.

주인공은 친구와 함께 이스라엘 여행을 떠나게 되고,전날 그의 아버지는 딸에게 구글 글래스라는 스마트 기기를 선물합니다.
안경인데 우리가 흔히 쓰는 스마트폰과 비슷한 기기네요.동영상 녹화를 하면서 중간 중간 사진도 찍고,MP3로 음악도 듣고 영상 통화도 하고.인터넷 검색도 하는 등.

사실 대부분의 호러영화에서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안간힘을 쓰는 것 보다는 차라리 저런 작은 기기가 훨씬 더 유용하겠죠.와이파이만 있으면 자동으로 인터넷에 연결해서 네비게이션까지 쓸 수 있으니 주인공은 이를 이용해서 아주 유용하게 써먹습니다.

허나 이 영화의 참신함은 이 구글 글래스라는 소품을 제외하면 별다를게 없어요.

비행기 안에서 새로 알게된 훈남과 여행을 하던 중 갑자기 도시가 폐쇄되고,곧 좀비(혹은 좀비형 악마라고 해야할지) 들에게 쫓기며 고군분투하는 내용이야 이미 수많은 영화들에서 사골이 맹탕되도록 우려먹은 스토리니까요.


[이거 뭐 복붙신공도 아니고 스마트 기기도 나왔는데 각본도 좀 스마트하게 쓰지]


자,그렇다면 뭔가 좀 더 흥미로운,그도 아니라면 나름대로 이 영화하면 떠오를만한 어떤 개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조금은 했습니다만.......

네....예상대로 그런건 없었습니다.
오히려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에게 좀 심각하게 짜증이나서 '차라리 주인공이 죽었으면 좋겠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어요.

갑자기 남자 주인공에게 좋다고 들이대는거야 뭐 여행도 왔으니 기분도 들뜨겠다 오픈 마인드가 되서 저러나? 라고 혼자 납득이라도 하겠는데.
1초만에 삼도천 너머 미지의 세계 탐험대에 합류가 되니마니 하는 그 긴박한 상황에 주인공은 오직 자신의 이기심으로 다른 생존자를 위험에 빠트리는 행동을 합니다.

물론 주인공이 정의로울 필요는 없지요.영화 속 주인공이 악역일수도 있는거고,혹은 상황에 따라서 선역이었다가 악역이 되는 상황이야 뭐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죠.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오로지 자기 욕심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모두 위험에 빠트린다는 것입니다.


[하지말라면 하지마!니가 영웅인줄 아는데 그냥 하지 마!!!]


이게 정말 큰 문제가 뭐냐면 관객은 좋든싫든 주인공의 시점으로 영화를 보게 되기 때문에 주인공의 발암 전도를 계속해서 봐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어요.
단순 엑스트라가 그런다면 '아 쟤 저러다 나중에 죽겠다' 하고 말면 그만인데 문제는 주인공입니다.

극을 끌고나가는 주인공이 오히려 극의 흥미를 더 떨어트리고 있으니 영화에 대한 몰입을 자꾸만 방해하고 있어요.
그리고 주인공의 삽질은 결국 영화의 엔딩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뭐 어찌보면 주인공 덕분에 이런 애매모호한 용두사미 엔딩이 나왔으니 참 대단한 업적을 이뤘네요.

덧글

  • 로그온티어 2018/10/15 18:27 # 답글

    다만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단순 바이러스에 의한 좀비라는 설정보다는 좀 묵시록적인 느낌이 들었으니까요. 황당한 아이디어와 모든게 끝이야 스런 엔딩이 좀 거슬리지만, 오히려 묵시록적 느낌 덕택에 어느정도 그 황당함을 납득하게 되는 구석이 있습니다.

    바이러스 설정이 없던 초창기 좀비물이 그런 느낌을 풍겼듯이, 이 영화도 비정상적인 존재의 등장등으로 그런 초자연적 느낌을 조금은 품고 있습니다. 종교적인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아예 대놓고 배경을 예루살렘으로 옮겼다고 저는 생각해요. 다만, 이 일이 벌어지고 당하는 이들이 종교를 믿냐 안 믿냐와는 관계없기 떄문에 하나님 믿으라고 강요하는 종교물은 아닙니다. 단지 종말의 묵직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종교적 묵시록 느낌을 꺼내왔을 뿐이죠. 즉 요한계시록의 위압적 분위기는 좋아하지만, 종교강요는 느끼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영화... 일뻔 한 겁니다.

    언급하신 비판 부분은 다 맞습니다. 그저, 각본과 주인공일행의 여정만 더 다듬었다면 컬트적인 호러로는 남을 수 있었다고 봤는데 그게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이죠.
  • Kaffpresso 2018/10/16 15:08 #

    배경이 예루살렘이 된건 감독이 애초에 이스라엘 출신이라서 그런것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그 묵시록적인 분위기는 초반 이후로는 찾아보기 어려워서 좀 아쉬웠네요.
    차라리 좀비라는 속성은 빼버리고 좀 더 악마들이 도시에서 활개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아보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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