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개연성 빼고 =영화 감상기=


한 줄 요약 - 뭔가 있어보이는 척 하고 싶었던 영화의 최후

몇 주 동안 일에 시달리다가 드디어 휴가를 받아 기쁜 마음으로 그 동안 못 본 영화를 봐야겠다,하는 마음에 이런 저런 영화를 찾다가 예고편을 접했던 이 영화가 생각나더군요.

큰 기대는 안 하고 봤던 영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나 실망스러운 영화였을 줄 알았다면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영화를 봤을텐데 말이죠.

일단 개인적으로 영화의 시작은 마음에 들었어요.
좀비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갑자기 원인 불명으로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 세상은 아비규환이 되는걸 시작하자마자 5분 이내에 빠르게 보여줍니다.

어차피 관객들도 다 예상하고 있을테니 이 부분은 빠르게 넘어가겠다는 의도겠죠.
문제는 딱 그것만 마음에 든다는 것이지만요.

중반까지는 그래도 나름 좀비 영화의 정석적인 노선을 밟으며 잘 나가기 시작하지만,주인공인 준우가 유빈을 조우하게 되면서부터 이 영화는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분명 먹을 것도,마실 것도 없어서 빗물을 받아마시던 사람들이 굳이 라면을,그것도 짜파게티를 끓여먹는다......?

생존에 있어서 라면은 사실 굉장히 비효율적인 식품입니다.하나 끓이는데 시간도 시간이지만 생존에 필수품인 물이 많이 소비되기 때문이죠.물론 이 장면은 준우와 유빈의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함과 동시에 영화의 긴장감을 어느정도 풀어주는 중요한 장면이기는 하지만 글쎄요......

기존의 좀비영화에서 '생존'을 테마로 잡은 영화가 정작 '생존'과는 거리가 먼 행동을 하는 시점에서 이야기의 설득력은 아득히 멀어지게 됩니다.

중반부에 나오는 유빈의 무쌍씬은 대체 뭘까 라는 의문의 정점을 찍게 됩니다.사실 준우에 비해서 유빈이 어떤 케릭터인지는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아요.

앞에서 주인공인 준우의 감정선 연출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한 나머지 유빈은 준우의 동료라기보단 서포터 같은 느낌이 강할 뿐더러,그녀가 대충 등산을 했던 인물은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하지만 그 수많은 좀비 떼를 상대로 하는 씬은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게다가 후반부에 들어설수록 몇몇 장면들은 어떤 설명도 없이 그냥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는 장면들도 많고요.
문제는 그 장면이 너무나 중요한 장면들이었는데 말입니다!
그 장면의 설명에 대해서 누구보다 궁금해할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전혀 친절하게 대해주지 않아요.

그렇다고 제가 영화에 5성 호텔급 서비스를 요구하는건 아니지만,적어도 납득은 가능하게 만들어줘야 하는거 아닐까 싶은데 말입니다.

그 외에도 개연성으로 인해 너무나도 말아먹은 장면들이 많지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그 이상은 쓰지 않을게요.
아니,그 개연성이 이 영화의 모든걸 망쳐버려서...더 이상은 뭐가 쓸 말이 없어져 버리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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